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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

경북 울진 왕피천 오지 트래킹

 

 왕피천 [王避川] -백팩킹

백팩킹: 백팩킹이란? '배낭을 지고 걷는다'는 뜻이다.
        보통 1박이상이 가능하도록 야영장비를 준비하고, 강이나 계곡을
중심으로 걷거나 헤엄치며 주로 오지 마을을 끼고  
협곡 여행을 하는것이 원칙이다.

경상북도 영양군(英陽郡)에서 시작되어 울진군(蔚珍郡)을 거쳐 동해로 흐르는 길이 68.5㎞ 의 강. 영양군 수비면(首比面)과 울진군 온정면(溫井面) 사이에 있는 금장산(金藏山) 계곡이 본류이며, 태백산맥을 끼고 돌아 울진군 근남면(近南面)의 매화천(梅花川)과 광천(光川)을 합류하여 동해로 흐른다. 왕피천 상류 서면(西面) 소광리(召光里) 일대의 계곡은 석회암지대의 특이한 협곡으로 명소가 많다. 서면 하원리(下院里)의 불영사(佛影寺) 계곡은 기암절벽으로 인해 창옥벽(蒼玉壁)·의상대(義湘臺) 등의 이름이 붙어 있으며, 멸종위기에 있는 산양이 서식한다. 매화천과 왕피천이 합류하는 선유산(仙遊山)에는 관광지로 유명한 성류굴(聖留窟;천연기념물 15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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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마지막 오지 왕피천... 

 

 

등허리 긁어서 안 닿는 곳’이 울진이라고 했다.

‘택리지’도 ‘한때 유 람하기는 좋으나 오래 살기는 불편한 곳’이라고 경북 울진을

기록하고 있다.

 

왕피리(王避里)는 울진에서도 오지마을.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피신했다해서 이름이 붙여진 왕피리.

어렵게 났던 신작로마저 점점 사라 지고 있는 두메산골이다. 왕피리는 왕피천(王避川)을 더듬어 올라가야 제격이다.

 

왕과 일행들이 난리 를 피해 왕피리를 찾아 갔던 길을 따라 흐른다해서 붙여진 왕피천.

초입에는 ‘지하 금강’의 비경 성류굴이 자리하고 있다.

 

왕피리로 가는 길은 보물섬을 찾아 나선 탐험가의 지도에나 있을 법해 보였다.

성류굴을 뒤로한 채 수곡리,구산리를 지나면 협곡 사이의 시퍼런 물줄 기가 쫓아오는

뱀과 같이 마구 뒤틀어진다.

3∼4㎞ 정도 이어졌을까.모래톱이 하얗게 빛나는 수곡(水曲)은 애잔하고도 웅장한 절경이라 보는 이를 자지러지게 한다.

 

포장길은 여기서 끝났다.그러나 풍경은 끝 나지 않았다.

굴굿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덜컹거리며 가다보면 다리가 후들거리는 만장절벽에 이르게 된다.

왕피리 ‘특거리’에 사는 김명옥할머니(66)의 표현에 의 하면 ‘널찌면(떨어 뜨리면) 행(휑) 날아가는 식’으로 깎였다. 아슬아슬한 벼랑에 신의 걸작품 하나가 걸려있다.

 

부처바위.뾰족한 기암 셋 이 어깨를 나란히 겨눈 양이 꼭 본존불이 두 협시불을 거느리고 있는 것 같 다.

 

이어지는 곳은 ‘올말’.집 몇 채 모여 사는 조그만 마을로 제법 널찍하게 물이 고인

‘용소’(龍沼)를 만나게 된다.

 

놀라움과 신기함으로 이어진 여정 끝에 이른 마을이 왕피리.

오지의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질(길)이 십리만 뚫리면 속 시원하겄어예” 성류굴을 지나 80리 가까운 왕피천길을 따라 오면서 아무데서나 한번쯤 숨 어 살면은 좋겠다는 생각이 순간순간 스치곤 했다.

 

왕피천과 불영천이 절경을 연출하며 흘러가는 일대가 통고산 자락.

공민왕이 국운이 기울어감을 통곡하며 넘었다 해서 산 이름도 통고산(通古山 1,607 m)이 아니던가. 오지마을이 흔히 그렇듯 왕피리에는 겨우 몇 집만 모여 있어도 제각각 불 리는 이름들이 다 있다.

 

하나같이 예쁘고 깜찍한 우리말 이름들이다.속사,시 목,병위,임광터,뱀밭,햇내,거리굿,시리들,동수골…. 왕피리에서도 공민왕이 숨어 있었던 곳은 ‘임광터’였다고 마을 어른들은 전해주고 있었다. “왕이 숨어 있었다는 표지는 없어도 이야기가 그렇게 전 해져” 떠도는 전설을 나침반 삼아 왕피천을 따라 들어온 오지마을.

 

★★ 왕피리는 울진에서 왕피천을 따라 갈 수도 있지만 거꾸로 왕피천을 먼저 찾았다가 왕피천을 따라 울진으로 갈 수도 있다. 울진에서는 봉화로 이어지는 36번 국도.

 

불영천 길이다.울진에서 60리쯤 될 가한 곳에 삼근리 삼거리가 있다.

박달재를 넘어 왕피리로 이어지는 20리길은 덜컹거리는 자갈길이다.

구태여 왕피천 일대가 아니더라도 울진에는 가볼만한 곳들이 수두룩하다.

 

2 억5천만년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성류굴을 필두로 불영계곡,불영사,월송정,망양정….

또 울진해안 300리는 어느 곳에서나 해돋이를 연출하는 무대.

왕피천이 망양정을 통해 동해로 빠져 나가는 하류에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갈매기떼의 군무가 장관을 이룬다.

백암온천,덕구온천도 가깝다.

청암정(0565-82-6500)은 사유재산이므로 사전에 주인의 허락을 받는게 좋 다.

통고산 자연휴양림(0565-82-9007)은 하루이틀밤 쉬어가기에 제격이다.

통고 산을 올라도 좋지만 주변 경관이 수려해 통나무집에만 앉아 있어도 머리가 맑아진다

 

 



왕피천 트레킹 르포

“시간도 멈춘 오지의 강을 걷고 또 걷고…”
울진 구산리~왕피리 간 무인지경 적막강산 물길 5km 왕복 트레킹

묵은 유행가 가사가 떠오른다. ‘세월이 약이겠지요.’ 사람들은 말한다. 즐거웠던 추억도 가슴 아픈 상처도 시간이 가면 잊혀지는 것이라고. 자연의 상처도 세월이 지나면 묻혀지고 치유된다. 자연의 자생력은 인간의 것 보다 훨씬 강력하고 차원 높다. 다만 좀 더 긴 세월이 필요할 뿐이다.

울진 왕피천에서 우리는 소생하는 자연의 힘을 확인했다. 10여 년쯤 전 공사로 파헤쳐지고 흙탕물로 오염되며 가쁜 숨을 헐떡이던 오지의 강. 이제 그 맑고 적막한 옛 명성을 거의 원상태로 회복했다. 왕피천이 다시 살아난 것은 그 어떤 인공의 힘도 필요치 않았다. 자연 그대로 흘러가도록 방해하지 않은 것으로 충분했다
.

왕피천의 핵심 경관인 용소.
헤엄쳐서 건너지 못하면 산을 넘어야 한다.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긴 하천이다. 총 연장 68km에 달하며 주변의 높은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이 어렵다. 덕분에 왕피천은 오랜 세월 때 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하게 된 것이다. 왕피천은 한 때 개발의 소용돌이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대대적인 시설물 공사 때문에 하천이 크게 오염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절은 과거가 됐고 이제 맑은 물과 고기가 다시 돌아왔다.

왕피천(王避川)이란 이름은 울진군 서면 왕피리와 연관이 깊다.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들어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오지 중의 오지가 바로 왕피리다. 현재 이곳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지난 94년 이후 정착한 한농복구회 유기농공동체를 중심으로 12개 마을 주민 900여 명이 살고 있다.

왕피천 가운데 찻길이 나지 않은 곳은 울진군 서면 왕피리 속사 마을부터 근남면 구산리 상천동까지 약 5km 구간. 적막강산을 즐기는 강줄기 트레킹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오지답게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가용을 이용해 왕피리나 상천동에서 트레킹을 시작한 뒤 다시 원점으로 거슬러 돌아오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오지로 들어서는 분위기 흠씬 느껴져

울진에서 성류굴을 거쳐 왕피천으로 가는 길은 진정 오지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포장도로였던 길은 점차 좁고 거친 노면으로 변했다. 어느 순간 넓은 들판에 보이던 논밭이 사라지고 주변은 온통 산이다. 산 사면을 가로지르는 시멘트 길은 고개를 넘나들며 구불구불 휘고 있다.

“이렇게 깊은 산골은 처음 봐요.”
“더 깊이 들어가면 전화는 터질지 모르겠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니 괜찮겠지.”

이동전화 수신감도가 가물가물하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왕피천 트레킹에 동행한 에델바이스아웃도어 디자인실의 이소연, 송은주씨가 걱정스런 낯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도시인들이 이런 오지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분명 독특한 경험이지만 내심 두려운 마음도 들 것이다. 전국의 산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인 취재팀도 이런 산골은 자주 접하기 어렵다. 그만큼 왕피천은 외지고 깊었다.

물길을 피해 산을 넘은 길은 농원과 민가 몇 채가 보이는 마을로 접어들었다. 의외로 넓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도로 오른쪽으로 왕피천관광농원 간판이 보인다. 이 농원은 왕피천을 찾을 때 이정표 역할을 한다. 울진쪽에서 접근할 때 갈림길 곳곳에 이 농원 안내판이 보인다.

농원이 자리한 마을에는 청암정과 보물 제498호로 지정된 구산리 3층 석탑이 있다. 석탑이 서 있는 마을 중간의 넓은 공터가 고려시대 사찰인 청암사(靑岩寺)가 있었던 자리. 석탑 주변에 절집의 주춧돌로 추정되는 돌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다. 세월의 무게로 고스란히 가라앉은 깊은 산중의 넓은 터. 수양도량으로 이만큼 좋은 장소가 또 있을까 싶다.

농원을 지나니 왕피천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다리가 나온다. 깊은 산골에 어울리지 않는 엄청난 규모에 놀랍기도 했고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건너편 구고동(九皐洞) 주민들이 장마철에도 어려움 없이 왕래하기 위해서는 이런 튼튼하고 거대한 다리가 필요했을 것이다.

▲ 여울이 형성된 용소 상류 구간을 지나고 있다.

다리를 건너 강변의 완만한 사면에 형성된 구고동 마을로 진입했다. 제법 많은 집들이 보인다. 구고동을 통과해 좁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해 길이 이어졌다. 강변으로 접근이 쉬운 이곳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도로가 옆으로 난 강을 걷는 것은 어쩐지 내키지 않았다. 일단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가기로 했다.

마을길을 벗어난 도로는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로 변했다. 콘크리트 포장은 되어 있었지만 너무 가파른 사면을 가로지르고 있어 극히 위험해 보였다. 길은 강변을 벗어나 산 위로 한참을 올라선 뒤 널찍한 농지가 보이는 곳으로 나섰다. 차가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마을 상천동이다.

상천동 끝 집의 양해를 얻어 차를 세우고 강을 구경하기 위해 비포장도로를 걸어 들어갔다. 수풀을 헤치고 작은 고개를 넘어 다시 긴 내리막을 내려서니 왕피천의 고요한 물줄기가 나타났다. 여기서부터는 사륜구동 차량도 접근이 불가능한 적막강산이 펼쳐진다. 

건너편에 긴 산사태가 난 강변에서 일단 하루를 머문 뒤 내일 본격적인 답사에 나서기로 했다. 다시 상천동으로 돌아와 강변에서 야영하기 위해 차로 이동했다. 마지막집 주인은 차단기를 열고 쓰레기봉투까지 챙겨주며 운전 조심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실제로 길은 사륜구동 차량이 아니면 주파가 어려울 정도로 좁고 험했다.

강변의 소나무숲에서 보낸 하룻밤은 과연 칠흑 같은 어둠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달과 별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날씨가 흐렸고, 새벽에는 빗방울까지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강 건너 숲에서 나는 산짐승의 발자국 소리도 잠을 설치게 했다. 집에서는 대수롭지 않았을 작은 소음 하나에도 귀가 쫑긋 섰다. 아무도 없는 조용함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밤이다.


용소의 아찔한 물빛 보며 지능선으로 우회

다음날, 아침부터 날씨가 흐렸지만 계획대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오후 늦게부터 중부지방에 큰 비가 예보되어 있어 되도록 일찍 답사를 마치기로 했다. 가벼운 배낭을 메고 강변의 커다란 호박돌 밭을 가로질러 나갔다. 길은 따로 없었다. 이제부터 우리가 걷는 곳이 바로 길이 되는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물로 뛰어들어 장딴지까지 차오르는 왕피천을 건넜다. 강 속에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물이 넓고 잔잔했다. 수온도 그다지 낮지 않아 날이 흐렸음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햇볕만 비춰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 정도로 날이 궂었다.

강물이 크게 한 굽이를 돌며 시야에서 야영지가 사라졌다. 이제부터 트레킹족이 아니면 절대로 볼 수 없는 왕피천의 모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으로 가마득하게 솟은 거무스름한 수직절벽이 취재팀을 내려다보고 있다. 사방이 산과 물로 막힌 곳에서 꼼지락대는 나그네들이 불쌍해 보였던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는 즐겁기만 했다.


왕피천은 정말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물 속의 자갈과 비슷한 보호색을 띤 민물고기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헤엄치고 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면 겁 없는 물고기들이 다리를 툭툭 건드린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외계인에 대한 위협이다.

작은 폭포가 형성된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오른쪽으로 굽도는 강줄기를 따라 넓은 모래밭을 통과했다. 멀리 정면에 왕피천 중에서 가장 절묘한 풍광을 지녔다는 용소가 보인다. 강물이 잠시 머물다 가는 이곳은 수심이 깊은 데다 양옆이 수직절벽으로 둘러싸여 걸어서는 통과할 수 없다. 남쪽 지능선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해 통과해야 한다.

용소 앞 절경지대에서 물을 건넌 뒤 왼쪽 사면을 올랐다. 바위와 나무를 잡고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오른 뒤 옆으로 횡단하는 길이 나 있었다. 족적은 뚜렷했지만 사람이 많이 다닌 길은 아니었다. 잠시 숨을 헐떡이며 고도를 높인 뒤 벼랑 끝 전망대로 나섰다.
발아래 웅덩이 속에서 시커먼 물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용소의 모습은 보기에도 아찔했다. 게다가 주변을 둘러싼 유난히 하얀 바위들은 더욱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파헤친 듯 주변 바위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빛깔이다. 정말 기묘한 느낌을 주는 장소다.

산사면을 가로질러 용소 바로 위로 뚝 떨어져 내려섰다. 물만 따라 걷는 트레킹을 생각했던 취재팀은 의외로 짭짤한 산행에 연신 숨을 헐떡였다. 야영지에서 출발해 용소를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반 정도.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동행자들이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물길 걷기가 보기보다 체력소모가 심해서였다.

 

왕복해도 결코 지루하지 않아

▲ 울울창창한 소나무숲과 바위. 왕피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용소 위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상류를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미끄러운 돌이 널려 있는 구간을 지나다가 이소연씨가 심하게 넘어진 것이다. 안 그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용소를 넘어오며 체력 소모가 심했던 모양이다. 다행히 큰 외상은 없었지만 한쪽 팔을 바위에 심하게 부딪혀 휴식이 필요했다.
아직 상류의 왕피리까지는 제법 긴 구간이 남아 있었다. 부상을 당한 이소연씨와 송은주, 백은식씨는 이곳에서 쉬다가 야영지로 돌아가기로 했다. 괜히 무리했다가 더 큰 사고라도 당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구간은 기자와 김승완 사진기자 단 둘이서 답파하기로 했다.

용소를 지나면서 왕피천은 조금 평범하게 변했다. 잔잔한 강을 둘러싼 산자락은 두루뭉술하면서도 완만했고, 하상의 바위지대도 그다지 특징이 없었다. 오히려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와 철골 구조들이 자주 눈에 띠어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왕피천과 합류하는 두 가닥의 지계곡을 지나 넓은 자갈밭을 통과하며 속도를 냈다. 용소에서 20분 거리에서 물굽이가 다시 크게 돌더니 숨은 비경이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 동강의 대표적인 비경인 어라연처럼 거대한 바위섬이 왕피천 한가운데를 막고 서서 물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 바위 위에는 동양화에서 본 듯한 소나무 몇 그루가 멋지게 가지를 뻗고 섰다.

이 바위섬의 한쪽 끝은 산자락에 맞닿아 있다. 그러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섬은 아니다. 하지만 흙탕물의 흔적과 수북이 쌓인 나뭇가지를 보아 장마철 물이 불면 분명 섬이 되는 곳이다. 수려한 풍광의 이 바위섬 일대는 용소와 함께 왕피천의 대표적인 비경으로 꼽을 만했다.

▲ 조금 멀리서 본 용소 일대. 드러난 하얀 바위가 이색적이다.

바위섬을 넘어 물을 건넌 뒤 또 다시 물굽이를 돌았다. 물살이 제법 센 곳을 건너 조금 오르니 잔자갈이 깔린 널찍한 장소가 나타났다. 잘 정비된 야영장 같은 강변 옆의 숲도 누군가 손을 본 듯 단정하고 평탄하다. 이곳만 돌아서면 마을이 보일 것 같았다.

섣부른 예단은 좋지 않은 결과는 부르기 마련이다. 자갈밭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끊어졌다. 강물이 휘도는 지점의 벼랑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한참 이곳에서 고심했다. 일단 산으로 우회하는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벼랑 왼쪽 완사면에 사람 다닌 흔적 같은 것이 보였다. 하지만 일단 바위 위로 올라서니 엄청나게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할 것으로 보였다. 다시 돌아내려가 강을 건너기로 했다.

가슴까지 찰 것 같았던 강물은 의외로 깊지 않았다. 조금만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될 것을 괜히 시간을 낭비했다. 이곳을 통과해 서너 차례 물굽이를 돌며 나아가니 서서히 강폭이 넓어진다. 바위 사이에 많은 철근 구조물들이 떠내려와 걸려 있다. 상류 마을이 멀지 않았다는 증거다. 20분 가량 걸어 마지막 굽이를 돌자 멀리 숲 사이로 건물 지붕이 살짝 보였다.

울진군 서면 방면에서 찻길이 닿아 있는 왕피리 속사 마을이다. 용소에서 출발해 빠른 걸음으로 1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하류에 남아 있는 일행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신호가 불안정해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차라리 빨리 돌아가는 편이 낳을 것 같았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물길을 타고 내려갔다. 헌데 이상한 것은 조금 전에 거슬러 올라온 길인데도 초행길 마냥 영 생소하다는 점이다. 원래 길이 없는 곳이다 보니 그랬던 모양이다. 모래 위에 찍힌 족적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같은 곳을 왕복해도 지겹지 않은 것이 왕피천 트레킹의 묘미다.


물 깊은 용소는 산길로 우회해야 안전

장마철이나 집중호후 예상시 접근하지 말아야
왕피천 트레킹의 골칫거리이자 묘미는 바로 교통편이다. 워낙 오지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울진군 서면 소재지인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어 왕피리까지는 약 13km. 도보로 3~4시간은 족히 걸리고, 울진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이 50,000원이 넘게 나온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속편한데, 그래도 접근하고 빠져나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 물속을 걸어가며 여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것이 강줄기 트레킹의 묘미다.

상류인 왕피리 속사 마을과 하류인 구산리 상천동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다시 간 길을 되밟아 나오는 것이 좋다. 이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약 5km. 왕복하면 10km쯤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물론 왕피천은 하상이 완만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하루에 주파할 수 있다. 중간쯤의 비경지대인 용소는 남쪽 산사면으로 우회하는 것이 정석이다. 헤엄을 쳐서 돌파할 수도 있겠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소를 건넌다는 것은 위험스러운 일이다.

중간에 야영할 만한 모래톱이나 자갈밭이 제법 많다. 하지만 탈출로가 마땅치 않아 장마철이나 집중호우가 예상될 때는 야영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식수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용소 200m 하류 남쪽 사면의 지류에서 물을 구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끓여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왕피천 비경지대인 상천동~속사 마을 구간을 왕복하는 데 도보만 5시간 가량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하거나 수영하며 더위를 식히는 데 소요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 코스로 딱 알맞다.

# 교통

왕피리는 울진읍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어 울진보다는 영주를 경유하는 것이 편하다. 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동진,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접어든다. 통고산 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삼근리(서면 소재지)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왕피리 가는 샛길이 보인다. 갈림목에 이정표가 서 있다.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어 내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보고 왼쪽 속사 마을 방면으로 진입한다. 외길을 타고 끝까지 가면 속사 마을 지나 부원농장 앞에서 길이 끊어진다.(삼근리 갈림길에서 약 13km)

울진에서 접근할 경우 7번 국도를 타고 성류굴 가는 길로 방향을 잡는다. 성류굴 지나 500m쯤에 서쪽으로 나가는 포장도로가 있다. 입구에 구산리 이정표가 보이고 왕피천관광농원 표지판도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1Km 가면 왕피천관광농원 안내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로 접어들어 광산을 지나 좁은 시멘트길과 비포장도로가 나타나고 계속 가면 구고동이란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구고동을 지나 좁은 산길을 1km쯤 가면 상천이란 마을이 나오고 길이 끝나는 곳에 집이 한 채 있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500m 쯤 가면 왕피천에 도착한다.

# 숙박

왕피천 북쪽의 불영계곡 주변에 민박집이 산재해 있다.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가장 훌륭한 숙박시설로 꼽을 만하다. 단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객이 아니면 이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 있다.
왕피천 하류인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의 왕피천관광농원(054-783-0625)은 방갈로 시설을 갖추고 손님을 맞는다. 울진에서 전화하면 마중도 나오고 매운탕이나 은어튀김 등의 민물고기 요리도 준비해준다. 상류인 서면 왕피리 속사 마을 끝의 부원농장(054-782-4566)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여름에 트레킹 좋아하신분 왕피천 트레킹 소개합니다.

 

계곡물이 가슴까지 차고 해서 자일 100미터 정도는 준비하셔야 하고 베낭을 넣을려고 하면 대형 비닐봉지도 있어야 합니다 정말 멋진 트레킹 산행지입니다 아래자료는 신선너덜님이 개척한 코스입니다.

전인미답인 왕피천가면 고디가 엄청많다고 합니다

 

 코스 : 상천동~왕피천~왕피리(거리고)∼장수포천~오산(오무)  ← 이코스는 신선너덜님이 개척한 구간입니다

또한 사진을 몇장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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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배낭 들고 다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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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인 왕피리 속사 마을과 하류인 구산리 상천동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다시 간 길을 되밟아 나오는 것이 좋다. 이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약 5km. 왕복하면 10km쯤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왕피천 비경지대인 상천동~속사 구간을 왕복하는 데 도보만 5시간 가량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하거나 수영하며 더위를 식히는 데 소요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교통


대중교통은 전무하니 자가용 차량을 이용한다. 왕피리는 울진읍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어 울진보다는 영주를 경유하는 것이 편하다. 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동진,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접어든다. 통고산 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삼근리(서면 소재지)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왕피리 가는 샛길이 보인다. 갈림목에 이정표가 보인다.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으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끝까지 가면 속사 마을 지나 부원농장 앞에서 길이 끊어진다.


울진에서 접근할 경우 7번 국도를 타고 성류굴 가는 길로 방향을 잡는다. 성류굴을 500m쯤 지나면 서쪽으로 나가는 도로가 나 있다. 입구에 구산리 이정표가 보이고 왕피천관광농원 표지판도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1Km 가면 관광농원 안내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로 접어들어 시멘트길과 비포장도로를 타고 가면 구고동에 도착하게 된다. 구고동을 지나 좁은 산길로 1km쯤 더 가면 상천이란 마을이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500m쯤 가면 왕피천이다.